'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단순한 기쁨

샘터 표주박 2017. 3. 23. 00:27







가톨릭신자이면서 영적독서를 얼마나 했던가?

늘 자책하던 차에 서울대 병원 암병동 6층 작은 도서목록 앞에 눈길이 머문다. 그 앞에 8순은 되어보이는 남자환우가 책읽기에 열중이셨다.

그 분 독서에 방해 될까봐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눈여겨 보기만 했다.


다음날 새벽 4시즈음?

적막한 병실문을 살며시 열고 아무도 없는 서고앞에 다가갔다. 그리고 시야에 들어온 피에르 신부의 ‘단순한 기쁨’과의 눈마춤.


나를 비롯한 가톨릭 신자들, 영적 독서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다.  기도는 열심히 하면서도 말이다...


우리 신자들은 흔히 기도를 호흡에 비유한다. 인체는 숨쉬지 않으면 생존 할 수 없듯이 우리 영혼도 하느님과의 기도 호흡없이는 식물인간이 된다. 영적 독서도 기도의 일부분이므로 신앙생활에서 호흡이나 마찬가지라 인정하면서도 근년들어 바오로와 나와 둘이 번갈아 병원출입하다보니 소홀하던 터였다. 나 부터도 반성할 일이다.


병실은 환자위주의 조명이고 이른 새벽이어서 서고앞에서 몇줄 읽어내려갔다. 


저자인 피에르 신부는 금세기 프랑스가 낳은 세계 최고의 휴머니스트다. 부유한 가정에서 유복하게 태어났지만 일찌기 모든 유산을 포기하고 19세에 수도원에 들어가 신부가 되었다.


서품을 받고 수도원 신부로서 모든 권위를 벗어던진 헌신적인 사랑으로 프랑스인들에게 최고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피에르 신부.


『단순한 기쁨』은 전세계 44개국 350여 곳에서 봉사하는 빈민구호 공동체 엠마우스의 창시자이기도 한 피에르 신부는 솔직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의 지나온 인생 전반을 이야기한 고백서라고 밝힌다.


더불어 사는 기쁨, 나눔의 철학, 실천하는 사랑 등. 이 시대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핵심적인 메시지들이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가 살아움직인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정치적인 목적이 아닌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였고. 

전후에는 빈자를 도웁기 위해 잠시 국회의원이 되어 활동했으나 이는 

1949년에 자신의 집을 ‘엠마우스(EMMAUS)’라고 이름 짓고 부랑자들과 빈민들의 안식처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이러한 일에 도전함으로서 집 없는 사람들의 실업문제를 세계적인 이슈화에 성공했다.

 

구십 평생을 세상에 대해 분노하고,

설사 가톨릭 교리를 벗어난 생각일지라도 수도사제로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서슴없이 실천으로 옮기고 헌신한 행동가였다.


삐에르 신부는 생의 마지막에야 비로소 자신이 살아온 일생을 회고하며 ‘단순한 기쁨’이란 자전적인 책을 펴냈다. 

생의 마지막 날에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를 용서하소서’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노사제가 우리들에게 털어놓는 '고백성사’이다.


            고통은 인간조건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자신도 고통 가운데서 평생을 보내왔고

            고통이야말로 인간을 성장시켜줄 수 있는 원동력이며

            사랑으로 결합시키는 긴밀한 관계의 신비’라고. 

 

쉬운 문장으로 써내려간 이 책을 통해 인간의 눈물과 사랑의 기쁨, 그리고 절망과 가난의 의미, 신앙과 죄의 신비와 절대자의 자비, 또한 참평화의 진리를 다시 생각케 한다.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했고

             피에르 신부는 ‘타인 없는 나야 말로 지옥’이다.

             타인은 피에르 신부에게 있어 ‘삶의 기쁨’이며,

             타인에 대한 헌신과 사랑을 통한 이웃과의 관계야말로

             내 삶의 ‘단순한 기쁨’을 깨닫게 되는 소중한 감동이다....

 

             그리고 인생이야말로 성경에 나오 듯,

             ‘엠마오’라는 낯선 곳을 떠도는 나그네의 여정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멧세지를 남긴다. 


        





 

삐에르 신부님

 






2017/03/23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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