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기부금

샘터 표주박 2017. 7. 25. 11:55




기부금


 

면목 본당 상본


성전 우측에는 교육관(지하 1층 지상 3층)

성모님 너머 야고보 휴게실, 아래층은 식당입니다.





허리 디스크 통증을 한방 침에 의존하며 지낸지 두달이 넘습니다.

이른 더위에 지칠대로 지친 엊그제 토요일(7/22),

대녀들에게서 영명 축일 축하문자를 받고... '고맙다~ 고마워~' 

답신을 보내던 중에... 며늘아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님, 오늘 영명축일 축하드려요"

=어머나.. 에미가 내 영명축일 기억했네!  생일보다 더 고마워~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엄니다~"



이렇게 의미 있는 기분 좋은 날,

점심시간 살픈 지나 일과가 되어버린 한방에 갔습니다. 

폭염 절정 시간대라서 대기자가 한명도 없어서일까.

한가하신 원장님이 제게 농담삼아 한말씀 건네십니다.


"평소에도... 늘 그렇게... 말씀이 없으신가요?"

=????


"제가 뭔가... 부족해서... 말씀이 없으신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아닙니다. 그랬으면 두달 넘게 침 맞으러 오지 않지요.


"항상 말씀이 없으셔서요. 댁에서도 말씀이 없으신가봐요..."

=필요한 말은 다 합니다...ㅎㅎㅎ

  오래전 성당활동 많이 할땐 성당 행사 초대장도 원장님께 갖다 드렸고요

  행사 후원금도 몇 번 부탁드려 받았어요.


"네... 그런데 요즘은 성당분들이 후원금 받으러 안오시던데요"

=우리 세대 봉사자들은 모두 물러났고요. 후임자들은 원장님을 몰라뵙는

  거지요.


"요즘 성당에 에스카레타 설치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저의 성당은 고령화가 더 심화 되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으신데

  이층 성전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 하셔요. 새로 부임하신 신부님이 

  엘리베이터 설치도 하시고 성전 내부 냉난방 시설도 보완하셨는데 

  4억 5천이나 들었습니다.


"저는 에스카레이타로 들었는데 엘리베이터군요.

=주임 신부님께서 낙후된 저희 본당에 부임하시자마자 신자 재교육부터

  노후본당 재건까지 하시느라 너무 무리하셔서 요즘 건강이 좋지 않으

  십니다. 아직 건축 헌금이 절반 밖에 걷히지 않아서 무척 힘드셔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허리에, 다리에 침을 다 꽂으시고 커틴 밖으로 나가셨는데 잠시 후 다시 커틴을 여시고 말씀을 이으십니다.


"죄송하지만 제 청 하나 들어주시겠습니까?

 얼마 되지 않지만 익명으로 성전기금으로 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네? 제가 원장님께 공연한 말씀 드렸나봅니다.


"아닙니다. 저도 나이드니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픈데 노인들을 위해

 애쓰시는 본당 신부님 노고가 눈에 보여서요.

=네... 감사합니다... 오늘 특전미사 참례하면서 사무실에 접수 하겠습니다.


"익명으로 해 주세요.

=아닙니다. 제가 신부름 하는데 그럴수는 없지요.

  확실하게 전달 하겠습니다.

  영수증과 기금 내신 분 명단이 발표된 주보도 갖다드리겠습 니다.


원장님이 건네주신 봉투에는 십만원권 수표 열장이 들어있었습니다.

원장님은 혼인장애로 성사생활에 제약이 있음에도 한의원 접견실에는

예수님 고상과 성모님 상본까지 걸어두시고 하느님의 자녀라는 선언 or 

크리스쳔의 자부심으로... 지역사회에서 여러 봉사를 하셨습니다.


아래는 바오로가 봉헌한 성전재건기금 영수증인데요...

원장님께서 의뢰하신 기부금을 본당에 접수하면서... 사무장님께...

한의원 원장님 영수증엔 본당 신부님 직인도 찍어달라 부탁 드렸더니...

바오로 영수증엔 없는 커다란 도장을 기꺼이 '쾅' 찍어 주셨습니다.  


교회 기부금도 세제혜택 가능한데... 원장님 주민 No.... 알턱이 없고....

일단 전산처리되면 수정이 안된다는 사무장님의 말씀에...

토요일인데다 오후 6시 미사전이고, 병원에 전화 한들 퇴근하셨을 테고... 

다음주 월요일은 성당이 쉬고. 화요일에나 접수 가능하겠기에 망설이다가...

익명으로 처리해달라시던 원장님 말씀도 있으셨기에...

주민 No 입력 없이 단순 영수증만 발부 받아 월요일에 전해 드렸습니다.


원장님 덕분에 의미있는 영명축일을 보냈습니다.

특별한 은총을 주신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님께 감사드립니다...^^







바오로 입원하기 전날

일시불로 낸 영수증입니다.





 


미사후, 반모임 후,

성전건립 감사기도를 바칩니다.







2017/07/25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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