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마지막 삶의 보람을 누리는..

샘터 표주박 2022. 10. 19. 12:07

 

 

 

 

서울대 종양방사선과

김학재 교수님께서 첫 방사선 치료 때

 

'폐병변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것이고

정확히 투하됐는지,

주변변화는 어떤지는 2개월 후

CT로 판명된다'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셨다.

 

8월초 방사선 4차 치료를 끝내고

8주 후, 10/5일 CT 촬영했고  

10/17일은 진료일이다.

 

투하된 핵폭탄의 표적 적중 여부와

병변부위 변화된 상태를 확인하는 날이다.

 

바오로는 15:30분 예약인데도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를 한다.

ㅎㅎㅎ

 

이번엔 마눌도 맞장구쳤다.

3년전 큰아들 결혼때 한번 입은 정장을 꺼내

구겨진 바지선 다림질하고 먼지 묻을세라

톡톡 털고. Y셔츠, 넥타이, 양말...

 

"그 옷은 왜 꺼내?

난 편하게 운동화 신고 갈꺼야."

 

"오늘 틀림없이 좋은 결과 나올거예요.

멋지게 차려입고 오랜만에 데이트 합시다.

지팡이 짚으면 운동화가 더 어울려요."

 

다른때 같으면 한성질 부렸을 터인데

오늘은 마눌 말도 잘 듣는다...ㅎ

 

교수님께서 학회 참석하시느라

진료일이 며칠 미뤄졌고 그 여파 인지 

진료상담도 늦어져 한시간 더 기다려

진료실에 들어갔다.

 

김학재 교수님이 환하게 웃으시면서

 

"치료 잘 됐습니다. 90% 성공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젠 3개월에 한번씩 CT로 2년간

암병변 부위 변화 여부를 관찰할겁니다.

식사 잘 하시고 운동하시면 됩니다."

 

진료실을 나오며 지극히 공손하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둘이 동시에 인사했다. 연습 한것 처럼...ㅎ

 

다음 예약검사 일정을 잡고 본관문을 나서니

아침엔 따뜻했던 날씨가 찬바람이 쌩쌩불어

온몸이 움츠러든다.

 

일기 예보에

오후엔 바람불고 기온이 내려간다해서

 얇은 내의를 꺼내니까 벌써 이걸입냐고 

펄쩍 뛰더니 혹독한 대가를 치룬다.

 

마눌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데

6년동안 온갖 정성 쏟아 가로막은 감기,

딱 걸려들게 생겼다.

 

택시 승강장엔 대기자가 15~6명쯤 늘어섯다.

찬바람 여미며 맨끝에서 어찌기다릴 꼬...

 

때마침 종로행 마을버스가 들어왔다.

 

"난 추워서 버스타고 빨리 가야겠어!"

"그러세요"

 

바오로 버스 타는 거 확인하고

마눌은 오래된 이석증으로 어지러움이 심해 

버스, 택시는 물론 승용차 승차도 못하므로 

서늘한 바람과 맞서며 4호선 혜화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주님.

 

베푸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리나이다.

 

바오로에게

가족의 보호자로서

마지막 삶의 보람을 누리는

은총의 나날이 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소서.

 

아멘.

 

 

 

 

 

 

 

 

 

 

 

2022/10/19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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