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농담인지 진담인지...^^

샘터 표주박 2005. 6. 20. 10:18





  
자칭 신앙인들이 모인 자리에 참석 하였는데 그곳서 얻어들은 몇마디가 제 마음에
흔적을 남기네요.
어느분이 '좋은 일' 하고자 사무실을 열었으니 주변 분들에게 홍보해 달라며 봉투 
하나씩을 건네줍니다. 

A... 바깥양반이 퇴직을 하고 회사를 차렸는데 많이 이용해 주세요.

     내용을 훑어보니 ㅇ대학 동문 자녀들의 눈 높이에 걸맞는 인연을 맺어 주고자 중매 
     사무실을 개소했다는 취지의 글입니다. 서두로부터 글 여러곳에 별스럽게 ㅇ대 동문 
     자녀를 위한 사업임을 강조하였고, 봉투 상단에 까지 ㅇ대 출신임을 볼펜으로 써 넣기도 
     하였으니 ㅇ대학동문에게 나누어 주려고 만들었지 싶지만 모임의 성격상 글의 내용은 
     어색하기만 합니다. 

B... 우리 딸은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는 친구가 한의사와 선을 본다고 하니까 착찹한가 
     봅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눈먼 놈' 하나 찍어오라고 조릅니다
A... 그렇지요. 친구가 선을 보면 초조해 질겁니다. 
  
     동석한 이가 A에게 몇살이며 어떤 회사에 다니느냐고 물었습니다.

B... ㅇ대 졸업하고 영국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가끔 일거리를 맡아 며칠씩 작업을 하고 
     지방까지 드나들어도 용돈도 부족한가 봐요. 영국에서 사귀던 남자 친구도 있는데
     그쪽 부모는(이민) 한국에 나오면 상견례를 하자고 하는데 장작 우리 딸은 시큰둥 
     한지  '조건 좋은 놈' 하나 찍어오라고 하네요.
A... 그게 다 조건이 맞지 않으니까 그러는 겁니다.  결혼은 조건입니다.  주변에 좋은 
     젊은이들 저희 사무실에 많이 소개해 주세요. 세상이 그렇고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니까요.

미혼 남녀들의 결혼관은 자칫 꿈과 환상이 혼재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한 신분상승의 계기로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결혼은 조건이다? 딱히 부정할 수도 없네요. 
서로 사랑해서 결합한 결혼은 사랑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었을 터이고
원만한 성격에 이끌려 이뤄진 결혼은 성격이라는 조건이 충족 되었을 터이고
경제력 혹은 학벌에 이끌려 결합한 결혼은 외형적인 조건을 중시 여긴 결혼일 터이니 
이는 모두다 조건대 조건의 결합임에는 틀림이 없으니까요.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랑 못지 않게 현실적인 여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마음과 몸의 관계처럼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입니다. 
물질 만능시대를 개탄하며 살아온 부모들도 자신의 자녀만큼은 보다 나은 조건과의 
맺음에 비중을 둡니다.  권력지향, 문벌지향, 재력지향...등 외적인 조건을 우선시 
여기는 게 현실이고, 보다 나은 자녀의 미래를 보장하고픈 부모 마음이기도 합니다.
인성대 인성의 결합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보다, 사랑의 시선으로 한곳을 
지향하며 동행하는 가치관 보다, 조건을 우선시 여기는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목숨이라도 내어줄 것 같던 사랑도 가난한 빵으로는 삶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듯이, 
사랑이 배제된 결합도 마음의 공허를 다스리기 어렵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터인즉...
흡족한 조건으로 맺어졌다 하여도 부단한 노력없이는 
행복나무에 사랑과 용서와 배려와 신뢰와 조화의 꽃을 피워낼 수 없는 법..  
...혼잣말로 읍조려 봅니다....^^
                                                              05/06/20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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