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5 서울 뮤직 페스티벌

샘터 표주박 2005. 8. 14. 11:27
방송국에 출근하는 딸을 둔 친구 덕에 '인순이'의 야외 라이브 공연에 초대되어 현란한 율동과 열창의 도가니에서 황홀한 여름밤을 맛보았습니다. 2005 서울 뮤직 페스티벌,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 서문쪽 야외 공연장에서 7월 21일부터 8월 22일까지 30 여명의 국내 정상급 가수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가는 공연입니다. 8월 9일 저녁 8시는 인순이의 공연이기에 효도 예매... 궂은 날씨여서 비 걱정을 하면서도 상암 야외 음악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늘 환한 얼굴인 그녀, 우린 옹달샘에서 물을 퍼내어 목을 축이며 시원한 약수(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월드컵 경기장역입니다. 두시간 남짓의 여유를 두고 출발하였는 데도 저녁을 해결 할 시간이 여의치 않아 망설이다가... 체중 유지를 위하여... 뱃장 좋게...ㅎ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늙으면 밥힘으로 산다"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고난 후의 포만감... 느릿한 걸음걸이.. 물안개 처럼 내려 앉은 숲속 어둠을 헤치고 인순이 특유의 음색과 빠른 리듬이 섬광과 함께 하늘로 솟구칩니다. 횡단보도는 저만치 먼 데...ㅎ 4구역 27번 좌석은 T자 무대 우측 두번줄 안쪽으로부터 세번째 좌석입니다. 인순이의 노란 염색머리의 모공까지...숨소리까지...다 감지될 정도입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한 자리에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다는 것은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이 돋보이기 때문일테지요. 레파토리도 다양하여 페티김의 대표곡, '사랑이여 영원히'를 열창하는 놀라운 가창력에 흠뻑 매료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선배님의 노래를 망칠까봐 늘 조심스럽다"는 인순이 다운 멘트도 잊지 않고... 그렇게 겸손하기까지 합니다. 랩이면 랩, 발라드면 발라드, 창이면 창, 뽕짝이면 뽕짝, 어느것 하나 막힘이 없이 천연덕 스럽게 관객을 사로잡는 라이브 무대의 거인입니다. 한국 가요사에 한 획을 장식한 인순이만의 개성입니다. 조 피디와 함께 빠른 템포로 열창을 하다가 젊잖은(?) 우리 쪽을 가르키며 '음악에 대한 지적 결핍'이 문제라며 죠크를 던지더니 조 피디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손을 들고 위로 아래로. 손을 들고 좌로 우로. 자 따라 하세요. 네. 그렇게 하면 됩니다. 아주 쉽습니다" 이리하여 '음악에 대한 지적 결핍'도 즉석에서 해결되었습니다...하하하... 최고의 무대를 위해서 몇 번씩이나 의상을 바꿔 입는 성의도 보이고... 조 피디의 가르침은 금새 약발이 올라 내 주변 사람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고 열광합니다. 저요? 제가 누굽니까... 끝까지 자리를 지켰지요... 워낙 무게가 있거든요.....하하하~ 여름이 깊어갈 무렵 연극도 한 편 관람하였고, 영화 '동막골' 관객도 되었고. 대중가요 콘서트에서 손벽이라도 쳤구요. 이제 며칠 후, 한국 근대 미술 100년의 국립 현대 미술관을 댕겨오면 올 여름 알뜰 '문화 행사' 나들이는 그런대로 빈 지갑은 아닐 듯 하네요..^^ 05/08/14 -표주박~

'표주박의 散文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선물  (0) 2005.09.26
마음을 치장하는 시간  (0) 2005.08.28
동막골 댕겨왔습니다...^^  (0) 2005.08.08
꽃진 자리에 핀 하얀꽃  (0) 2005.07.07
반항아, 제임스 딘 아시죠?  (0) 200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