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떻게 지내니?" "건강하신지요?" 흔히들 건네고 전해 듣는 인삿말이다. 오래 사는 건 원치 않지만 아프지는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새 입버릇이 되어 "아이구 허리야" "으윽 어깨야....머리가 지끈 지끈 안개속이야.." 가 절로 튀어나온다. 오십견에 시달린지는 그럭 저럭 3년이나 되었고, 손가락 관절로 正書를 잃은 지도 7~8년은 족히된 듯 싶다. 퇴행성 디스크 진단을 받은지도 15년쯤 되었고 IMF로 퇴직한 후, 수술대에 2번이나 눕기도 하였다. 어디 그것 뿐이랴. 작년 이맘 때 부터 살내리는 작업이 시작되어 가족들 놀래키며 119 구급차에 몸을 동이고 서울대 응급실로 향하는 大路에 싸이렌을 깔았었지. 그것도 두번씩이나. 남편과 이이들 눈에서 눈물도 빼고.. 이쯤 되면 남편 지병수발 27~8년의 관록을 제 아무리 내세워 보았자 빛바랜 독백 일 뿐.... 만약 시어른께서 살아 계셨으면 "내 아들 등골 빼먹는 병주머니..." 틀림없이 혀를 끌끌 찼을 게다. 사랑하는 마음씀이 넘쳐 기도를 해라, 보약을 먹어라..등등... 야단 들이다. 아이들이 아직 학업중인데 내 먹자고 한의사 앞에서 팔뚝을 걷을 만큼 통이 크지도 못하니 마음을 비우는 일과 알량한 식이요법과 흉내만 내는 운동으로 위안을 삼으며 "아픔아 물럿거라..."를 외쳤다고나 할까. 20세기 초엔 선진국에서도 인간의 평균 수명이 40세에 불과하였으나 과학의(의학)발달과, 위생 및 영양상태의 향상으로, 지금은 70~80세로 연장되었고 포유동물의 성(性) 성숙기로 산출된 사람의 자연 수명은 120~5세라 한다. 더구나 서울대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노화 세포를 젊게 만들 수 있는 생화학적 단서를 찾아내었으니 어쩌면 머지 않은 장래에 알약 하나만 입에 털어 넣으면 늙음의 표징인 생체의 퇴화적 변화를 억제할 날도 그리 먼 동화속 이야기만은 아닐성 싶다. 푸른 젊음과 기개의 상징인 소나무 처럼, 늘 푸른 인간 소나무로 인생을 마감 할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장수촌으로 알려진 파키스탄의 훈자마을, 코카스스지방의 구루지아 공화국, 에콰돌의 빌카밤바마을, 일본의 오키나와 장수마을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유전, 환경, 생활양식 등 세가지가 인간의 노화를 늦춘다는 분석이다 장수 유전자(4번 염색체)의 역할도 인정되었지만 유전적 소인은 35%에도 못 미친다니 그들의 생활 양식과 환경 요인을 따를 수만 있다면 우리도 그들 처럼 장수 할수 있으리라. 이를테면 말이다. 다만 한가지 그들은 병리학적으로 호르몬과 관련된 암 발병이 없다는 것. 즉 대사의 이상으로 생기는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난소암등에 걸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장수로 가는 길이 여기에 있다. 흡연과 과음을 피하고 정해진 시각에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적절한 식생활(小食으로 저칼로리를 섭취), 운동, 스트레스를 줄이기 등등..이와같은 건강법은 장수로 가는 기본 수칙임을 뉘라서 모르겠는가. 적어도 이론으로는 다 알고 있다. 실천을 못할 뿐... 질병과 장애에 시달리면서 오래 사는 것을 누가 원하랴. 보다 좋은 생활양식을 습관들여 건강을 지키고, 대사 증진을 도모하여 퇴행성 질병을 예방하고. 病의 뿌리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면, 허락된 시간, 건강하게 살다가 바람처럼 그님 앞에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가 원하고 바라는 길이지만 그게 그리 쉬운가 말이다. 오래 살기 위해서라기 보다 찌프린 얼굴을 가족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려 큰 마음 먹고 이것 저것 채취하고 마시고 촬영하였더니 빈혈 수치만 조금 모자랄뿐 대체로 양호하단다. 하지만 퇴행성 질환 치료와 예방을 위하여 매일 알약 한 알씩을 복용하란다. 하느님이 마련해 놓으신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 시간을 모르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기름을 준비 해 두고 기다리는 처녀들 처럼, 내 건강에도 기름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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