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누가 떠나고 누가 남는가..

샘터 표주박 2005. 11. 14. 11:49



 

 

생이 끝났을 때

죽음이 찾아올 때
가을의 배고픈 곰처럼
죽음이 찾아와 지갑에서 반짝이는 동전들을 꺼내
나를 사고, 그 지갑을 닫을때

나는 호기심과 경이로움에 차서
그 문으로 들어가리라.
그 곳은 어떤 곳일까. 그 어둠의 오두막은.

그리고 주위 모든 것을 형제자매처럼 바라보리라.
각각의 생명을 하나의 꽃처럼
들에 핀 야생화처럼 모두 같으면서 서로 다른.

생이 끝났을 때 나는 말하고 싶다.
내 생애 동안 나는 경이로움과 결혼한 신부였다고
세상을 두 팔에 안은 신랑이었다고.
단지 이 세상을 방문한 것으로
생을 마치지는 않으리라.


                -메리 올리버



어제, 11월 13일 연중 32주일을 맞이하여 전농동 성당에서 개최한 
서울 대교구 5지구 연도대회에 저희 본당도 참석을 하였습니다. 
연도(煉禱)란 연옥(煉獄)에 있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신앙생활에서 연도(煉禱)는 장례예식 중 말씀의 전례 형태로 밤샘기도에 
해당하며, 우리의 전통가락으로 거듭 태어난 형태의 기도입니다.
우리 나라는 유교 문화권에 속해 있으므로 상제례 또한 유교적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톨릭은 우리의 고유 전통에 어긋나지 
않게 천주교 예식인 연도(위령기도) 문화를 형성하여 상제례의 예를 갖추고 
있습니다. 
어제 개최된 '연도대회'는 위령성월을 맞아 유교식이 아닌, 시대에 맞고 
가톨릭 정신에도 맞는 '연도'를 제대로 바치기 위한 '본당대항'축제라고 
이 대회를 주관하신 전농동 성당 최종건 미카엘 주임신부님은 격려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사랑이신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하나이며 거룩하고 보편적인 공동체이고 
이 공동체의 주인이시며 시작도 끝도 없으신 하느님 앞에서의 시간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도 살아있는 우리도 공동체의 
동일한 구성원입니다.
11월은 세상을 떠난 부모나 친지의 영혼, 특히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며 또한 자신의 죽음도 묵상해보는 특별한 달입니다.
11월... 낙엽이 지며 을씨년스러운 만추의 끝자락에서 가톨릭 전례력으로도 
연중 마지막 시기에 속하는 이 주간... 
친정 어머님 2주기기를 앞두고 먼저 떠나신 이를 기억하며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깊이 묵상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05/11/14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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