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立春大吉, 建陽多慶

샘터 표주박 2006. 2. 4. 00:05


 

 

오늘은 2월 4일, 입춘(立春)입니다. 예로부터 봄을 상징하는 입춘은 24절기 중 첫째로 새로운 해의 시작을 의미하였습니다. 입춘이 되면 농가에서는 농사준비를 하였다합니다. 아낙네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남정네들은 겨우내 넣어둔 광에서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한 해 농사를 대비했습니다. 소를 보살피고, 재거름을 부지런히 재워두고, 뽕나무밭에는 오줌을 주고 겨우내 묵었던 뒷간을 퍼서 인분으로 두엄을 만들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일년 농사의 시작이 입춘부터이기에 이날 내리는 비는 만물을 소생시 킨다하여 반겼고 입춘 때 받아둔 물을 부부가 마시고 동침하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전해져 매우 소중히 여겼다고도 합니다. 저 어렸을 때만 하여도 입춘이 되면 서울에서도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같은 글을 쓴 입춘첩(立春帖)을 대문이나 기둥이나 또는 대들보에 써붙이는 집들이 꽤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이제는 서구화된 생활양식의 보편화로 입춘을 맞이하여도 대문에 길상스러운 문구를 써 붙이지는 집을 거의 찾아 보기가 힘들어 졌습니다. 올해는 설 명절을 포근하게 지냈다 싶었는데 '입춘 추위에 김장독이 깨진다'는 옛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수은주를 -14도로 밀어내리네요. 동장군의 계급장은 아직은 봄을 허락하고 싶지 않나 봅니다. 그럼에도 24절기에 맞춰 봄의 생명들은 땅속에서 봄을 준비합니다. 매실나무의 뿌리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매화 꽃망울도 제법 야무진 것이 머지않아 하나 둘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도 전해지겠지요 입춘을 맞은 오늘 하루라도 온가족이 화합하여 새 봄맞이 단장을 하고 입춘을 맞이한 조상님들의 예지를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고자 합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의 포근한 염원이 우리들 주변을 훈훈하게 녹여 올년에는 뜻한 일들이 순탄하게 열리기를 소망하면서 모두 다 행복해 지면 좋겠습니다.
06/02/04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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