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5.31 지방선거... 落穗

샘터 표주박 2006. 6. 3. 00:45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 서울 특별시장으로 당선된 '오세훈 당선자'가 혜성처럼 등장하여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되고 난 후, 어느날... 전화벨이 울리기에 무심코 전화를 받았다. "여기는 **리서치인데요. 5.31 선거에 대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유권자 동향 조사라서 약 한달간 4회에 걸쳐 실시합니다. 질문을 드리는데 1회에 약 20분 정도 소요되고 4회를 모두 해 주셔야 합니다. 가능하시겠습니까?" 선거철만 되면 어디서 정보를 알아내는지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이와 유사한 전화들... **미디어, **연구소, **여론조사..등등... 이루 다 셀 수도 없이 많다. 이런류의 전화다 싶으면 어김없이 수화기를 내려 놓곤 하였는데 이번엔 왠일인지 말을 건네는 젊은 여성의 목소리에서 기계음이 아닌 진솔함이 전해져 대꾸를 하다보니 발목이 잡혔다. 동일 인물과 4번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유권자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함이라는 부연 설명이다. 침착한 말투에... 신뢰가 옅보여.. 협조 하겠노라고.. 허락하고 말았다. 동의를 얻자마자 거주지, 나이, 학력, 월수입.... 등등... 참으로 많은 걸 묻는다. 집 전화 번호야 이미 노출되었으니 어찌할 수 없지만, 휴대 전화 번호까지 기록해야 한단다. 잠시 의혹이 스친다. 유권자 한사람으로서 개인 의견을 반영하는 설문조사에 응하려 하였는데 정히 그렇다면 취소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일한 사람과 4회에 걸쳐 실시하는 관계로 사례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단다. 1회에 2.500씩. 사례금을 휴대전화 번호로 우송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도 나로서는 금시초문이다 "사례금은 어떤 방법으로 드릴까요?" "그럼...작은 돈이지만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해 주세요. 익명으로..." "정히 그러시다면 제가 윗분에게 여쭤 보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이런 대화가 오고가고... 윗분이 다시 전화를 넘겨 받아 본인의 뜻을 확인 하고,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어렵게(?) 설문조사 대상이 되었다. 그날 이후 열흘정도의 간격으로 두번 설문조사에 임하였고 선거를 치루고 당선자가 확정된 후, 어제 6월 2일, 마지막으로 설문조사를 마쳤다. 3회까지는 거의 같은 내용으로 반복된 질문이었지만 마지막 4회째는 선거를 통하여 드러난 여당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분석과 정계개편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목소리를 보탰다. 마지막 설문조사는 ※여당의 참패 원인과 대통령의 책임논에 관해서 ※노대통령의 당적 보유에 관해서 ※정계 개편에 관해서 ※고건 전 총리의 행보에 관해서 ※거론되고 있는 대권 후보에 관해서...등등...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사례금 기부는 개인으로 할 수 없어서 회사 이름으로 전해집니다. 어쩌지요." "예, 제 이름은 중요치 않습니다. 틀림없이 기부 되기만 하면 됩니다." "응답자 분들... 대부분 다 받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리서치 설문 담당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06/06/03
-표주박~

'표주박의 散文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고 싶은 일  (0) 2006.07.06
병원 로비에서...  (0) 2006.06.27
그 영화... 落水...  (0) 2006.05.27
이것좀 싸 주세요  (0) 2006.05.12
봉사도 하시네요.  (0) 200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