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반가운 손님

샘터 표주박 2006. 10. 23. 00:28



더덕은 진액이 양의 젖처럼 흐른다고 하여 '羊乳'라고 불리워 지기도 하며 사각거리며 씹히는 맛이 독특하여 '산에서 나는 고기'라고도 했다 합니다. 더덕은 뭐니뭐니 해도 향기가 독특하지요. 더덕을 자르면 하얀 진액이 나오는데 여기에 인삼 성분과 같은 사포닌이 들어 있습니다. 다 아시다 싶이 사포닌은 쓴 맛을 내지만 탁월한 효능이 있습니다. 호르몬 분비를 돕고,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며 암이나 성인병을 예방 하는가 하면 해소, 해열, 해독, 변비 등에도 두루 작용하여 약용을 겸한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더덕은 자연산과 오래된 것일수록 향이 강하고 약효도 높다고 합니다. 재배더덕은 단백질과 지방이 많고 단백한 맛이 일품이므로 요리에는 재배 더덕이 더 널리 쓰입니다. 인삼은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하기도 하지만, 더덕은 열이 많은 사람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장기 복용하면 피부도 부드러워지고 혈압도 낮추고, 환절기 감기에도 좋고, 위장기능도 돕고, 부종도 내리게 하고, 해독효능도 탁월하다고 합니다. 지난 토요일, 이렇게 좋은 건강식품이 분홍 보자기에 싸여 '반가운 사람'손에 들리어 우리집에 왔습니다. '반가운 사람'이 돌아간 후 보자기를 열어보니 향내가 물씬나는 더덕이 '또다른 반가운 손님'으로 온 셈이지요. 가을비가 촉촉히 대지를 적셔주는 오늘, 가믐으로 허덕이던 때인지라 '또하나의 반가운 손님'을 마중하며 무려 3시간이 넘도록 더덕 껍질 벗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손마디에 진액과 흙이 범벅이 되어 찐득거려도 전혀 지루 하지 않았습니다. 각기 다른 세 반가운 손님으로 인하여 엔돌핀이 작용했나 봅니다. '반가운 손님'을 생각하며 껍질을 다 볏겨냈답니다...^^ 이궁리 저궁리 끝에.... 혼자 먹기엔 아까우니 고추장에 박아 두었다가 간이 들면 '반가운 사람'과 한접시씩 나누어 먹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굵은 것은 절반으로 갈라 재래간장을 부어 두었습니다. 2~3일이 지나 간장맛이 배이면 햇살 좋은 날 꾸둑꾸둑 말려야지... 그리고는 잘근 두둘겨 된장과 고추장을 섞어 항아리에 다독여 두어야지.. 더덕에 윗물이 돌면 고추장과 물엿을 섞어 두어번 쯤 갈아주어야지... 그러다 보면 내년 여름 혹서를 견디는 동안 진한 맛으로 곰삭아지겠고, 바람 서늘한 가을쯤에는 먹을만 하겠지... 훗훗... 상상만 하여도 벌써 군침이 돕니다. 마침 이번 주에는 고추장을 담으려고 일정을 잡아 두었거든요. 햇고추장을 먹게 되면 아무래도 묵은 고추장이 처지게 되므로 장아찌나 박아 두려 했었는데... 어찌 내 마음을 그리 잘 읽었을꼬...^^ '반가운 손님이 셋이나 와 주어....' 반갑고 또 반갑습니다.
06/10/23
-표주박~

'표주박의 散文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루바인 한 잔 할까요?  (0) 2006.12.11
뮤지컬 '달고나'  (0) 2006.11.06
영어가 더 편해요  (0) 2006.10.11
참 아름다운 들녘  (0) 2006.10.02
Come September  (0) 200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