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글루바인 한 잔 할까요?

샘터 표주박 2006. 12. 11. 20:38

 

찬바람이 일기 시작할 즈음부터 가족의 건강을 위해 생강과 대추를 듬뿍 넣어 달인 대추 음료를 마시고 있다. 그래서 일까? 환절기때 마다 단골로 들낙거리던 감기가 비켜 간 것 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독감 예방주사도 서둘러 접종했으니 올 겨울은 이대로 지내면 좋겠다 싶었다. 그랬는데 정확히 8일전 쯤인가보다. 아침에 출근 준비하는 작은 녀석 안색이 예사롭지 않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부석부석해 보이고. 이마를 짚어보니 열이 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밤에 기침소리도 몇 번 들었던 것 같다. "열도 있고 목 아프고 기침하고 콧물나고 몸살기도 있고? **병원에서 처방전 받아 약 지어 올테니 저녁에 일찍 들어오너라." "다 나았어요. 괜찮아요." 말로는 다 나았다 하면서도 이것 저것 다구쳐 묻는 에미의 호들갑이 그리 싫지는 않은 듯한 표정이다. 아들이 출근하자 아버지에게 아들을 대신하여 병원을 다녀오라는... 부탁을 하였더니 흔쾌히 승낙을 한다. 병원을 다녀온 남편이 "멀쩡한 애비가 주사를 맞았다"며 웃는다. 주사 맞으라는 의사의 권유를 뒤로하고 진찰실을 나왔는데 간호사가 따라와 팔을 끌다싶이 '주사실'로 데리고 갔단다. 그러기에... 처음부터 아들을 대신하여 병원에 왔노라고 이실직고 했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아니겪었을 것을...ㅋ 아들을 대신하여 주사까지 맞고 온 이틀 후 남편은 지독한 감기에 걸려들었다. 아들 증세와 똑 같이....ㅋㅋ 예년과 달리 올해엔 감기에 좋다는 생강과 대추 달인물을 계속해서 마셨고, 독감 예방접종도 했고, 게다가 감기주사까지 미리 맞았는데... 웬 감기? 손을 꼽아 보니 콧물 훌쩍거린지 일주일이나 된다. 그 좋아하던 술도 삼가고 입맛도 잃은게 안됐다 싶어 '내일은 마눌이 한잔 사겠다'고 하자 활짝 웃는다. 기분 좋은 '내일'이 빠를수록 좋을 텐데...ㅎ 남편은 마음에도 감기에 걸린 듯, 기분마저도 축처진게 만사가 귀찮다며 그렇게 즐기던 바둑 두는 것도 접었다. 역시 술꾼은 이슬이와 친해져야 생활의 윤활류가 생성되나보다. 이럴 때... '글루바인' 한 잔으로 감기들린 마음에 기름을 부어볼까? 레드와인에 레몬, 계피를 넣고 끓인 이 술은 유럽에서는 감기에 좋다고 널리 사랑받는 술음료란다. 와인류는 입에 대지도 않는 지독한 술꾼일지라도... 가장 가까운 친구인 마눌과 마시는 약술 한 잔... 어떨가?....
06/12/11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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