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아직은 여자라요...^^

샘터 표주박 2007. 2. 13. 20:28




겨울로 접어들면서 피부과에 가야지 가야지 벼르기만 하다가 비로소
이십여일 전, 병원 봉사하러 청량리에 나간김에 3층 피부과를 찾았다.
남편이 무좀이 있어서 여름만 되면 발에 신경을 곤두세우곤 하였는데 
작년 여름엔 내게로도 옮겨와 사이좋게 동반하여 무좀에 시달렸다. 
한 며칠 발가락이 후꾼거리더디 물집이 잡히고 가려운 것이 어김없는 
무좀이다. 전염성이 강해 가족에게도 옮기는 질병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남편은 자신으로 부터 옮겼다 싶어서인지 자신이 애용하는 
피엠액을 바르라고 성화를 대어 그걸 바르고 여름을 지냈다. 요즘엔 
면양말을 신는데도 엄지발가락에 물집이 잡히면서 피부가 딱딱해 지고 
갈라지고 아프다.
겨울이 시작될 즈음, 
세안을 하고 스킨로션을 바르는 순간 얼굴이 따끔거리고 쓰라리기에... 
'발을 만지던 손으로 얼굴을 만져서 그런가?'......^^
매일 화장을 해야 하는데 영 신경이 쓰인다. 급한대로 집에있던 피부연고로 
따가움을 달랬고 그 이후로는 상태가 많이 호전되긴 했지만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색조 화장을 삼가고 영양크림만 바르고 다녔다.
그리고 고질인 한관종....
이'한관종'은 나와는 참으로 오랜 인연이다. 
결혼전부터 눈밑에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하였으니 말이다. 땀샘의 이상으로 
생기는 다발성 양성 종양인데 그당시나 지금이나 뚜럿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없다. 가렵거나 아픈 자각 증상도 없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지만 타인의 눈길이 가장 먼저 닿는 눈가와 이마등 얼굴에 주로 
돋기 때문에 미관상 참으로 난처한 질병중에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이 지긋지긋한 '한관종'을 15~6년 전 바로 이 병원 피부과 과장님께 레이저 
소각술로 치료받은 바 있다. 주 일회로 20여차례나 받았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은 경험이 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다시 볼상 사납게도 눈가와 이마에 많이
돋았다.
이런 저런 궁리끝에...
'피부과에서 몽땅 치료해야지...' 하기에 이르렀다. 
이를테면 내딴엔 해결사를 찾아간 것이다......ㅋㅋ
바뀐 과장님에게 우선 양말을 벗고 엄지발가락 주변 갈라진곳을 보여드렸다. 
지난 여름에 피엠액을 발랐다는 말도 숨김없이 했다.
"무좀이 아니고 습진입니다. 습진인데 피엠액을 함부로 바르면 않됩니다. 
무조건 병원에 와야지요"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잡히고 가려워서 무좀이려니 했지요......"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멋적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스킨로션을 바른 후 따끔거려 '세레스톤지 연고' 를 써서 그만해 졌으나 요즘도 
조심스러워 로션만 바르니 피부도 봐 달라고 청했다.
"그건 또다른 문제구요. 아뭏튼 '피엠액'이나 '세레스톤지크림' 같은 약은 집에 
두지 마세요. 필요없는 약입니다. 병원에 와서 치료 받아야 합니다"
"한관종 레이저 소각술 15~6년전에 이 병원에서 4~5개월 동안 시술 했는데 
기록이 남아있나요?"
"오래된 기록은 없습니다. 하실겁니까?  1회 40만원, 5회정도 해야 합니다"
"지금은 더 좋은 시술이 개발되었나요?"
"아닙니다. 여러가지 시술법이 있는데 제가 알아서 해 드립니다"
의사의 말투로 미루어볼 때, 이 젊은 과장님은 그리 친절한 의사는 아니다. 
짧은 상면에도 두어번 면박을 받아 '한관종' 시술에 관한 이런 저런 궁금증을 
물어 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럼에도 마음먹었으니 한번 시도해 보고싶은 
욕심이 앞서 1회 비용 40만원을 결재하고 시술을 예약했다. 
땀이 나지 않는 겨울철이 시술적기라는 점과 자외선 강도도 약하므로 시술 후 
관리도 봄보다는 수월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였다
예약일, 1월 31일 수요일 9시........  
예전 방법대로 마취연고를 바르고 한시간 후, 시술대 위에 누웠다.
어떤 시술법을 택하는지 담당의사로부터 자세한 설명도 듣지 못하였으므로  
기대반 우려반인채로...
옛날과 똑같은 방법으로 한개한개를 깊이 찔러 태워버리는데 너무 아프다. 
예전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서 오랜동안 시술하였는데. 나이가 더 들어서
일까? 온 몸이 오르라져 들어간다. 의사 선생님이 '마취해 드릴까요?' 라는 
언질이 어찌나 반갑던지...... 
"네. 몹씨 아픈데요. 마취해 주세요"
내 말이 떨어지자 눈가에 이마에 십여군데 주사로 마취약이 흘러들어가고 
한 20여분 눈자위 부근과 이마에 돋아난 땀샘을 파괴하는 냄새가 진동했다... 
그런데... 
예전과는 다르게 마취주사 덕분인지 온통 멍이들고 엄청 부어오르고...
일주일은 밤낮으로 얼음주머니 들고 살았다. 눈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와서 
안과치료까지 일주일 받았다. 
예정대로라면 오늘로 시술 받은지 2주째이므로  담당의사에게 환부를 보이고
두번째 시술을 결정해야 하는데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어찌나 고생을 하였던지.. 미용이고 뭐고.. 에구.. 끔찍..  
다시는 소각술을 받지 않고 하느님이 주신대로 살으련다... 하하하...
07/02/13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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