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詩作노트

누가 '詩' 라고 하랴 마는 (3)

샘터 표주박 2002. 3. 12. 23:09










★ 7월의 캔버스 ★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목마르다 아우성
단비 금비 부르더니
초록비단 너울 드리웠다

산에서도 들에서도
이름 모를 풀잎 하나
풀벌레 한 마리까지
온통 두런두런
색조자랑 한창이다

저마다
발꿈치 들어
나래를 부풀리고
고인 턱 내리며
뜨거운 함성으로 열창 뽐낸다

먹구름 비바람 무너진들
푸른환희 알알이 피어나는
신비의 무지개,
젖은 7월의 색조,
뜨거운 태양 초록 그을음은
붉은 속살 푹푹 살찌우는
삶의 캔버스에 내일을 뿌린다

그래서
7월은 환희의 모체이다
7월은 감사의 모체이다


 

 






★ 그대의 침묵은 ★


이제 다시 물길 만들어
그대에게 다가 가리니
나룻배 한 척 띄워
빠른 물살 헤치고
엉겁을 저어 가리니
거센 소용돌이 떠밀려
서러운 뒷모습 품었거늘
진정 그대에게 가리니

세파에 씻기우고 조율되어
마지막 동강 세찬 물살
헤치고 가를 수 있으이

세상의 어떤 의미로
엉킨 실타래 풀어낸 긴긴 사연
그대 등에 기대어 하소연하리니
가슴 저미는 쓰라린 아픔일랑
각인된 그리움일랑
그저 침묵으로
바라만 보아 주시려오

세상 고뇌에 뒤척인 하얀 밤
내 안의 사슬이었어라
멍울진 자국일랑은
작은 손으로
어루어 삭혀 주시리니

시작은 던져진 존재지만
끝은 내 뜻이 아닌
그 분의 뜻이기에
세상 머물 동안
혼이 육을 떠날 순간까지
그대에게 노 저어 가리니
세상에서 연이 된 것이
죽는 일 보다 가벼울 수 없느니
이제 그렇게 그대에게 가리니

끝자락에 드리운 붉은 무리
한 가닥 끈 놓치지 않으리니

기쁨으로 출렁이면
덩달아 더덩실 추리니
그대 있음에 행복했었다고
마지막 한마디 남길 수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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