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詩作노트

누가 '詩' 라고 하랴마는 (8)

샘터 표주박 2003. 4. 8. 21:22







1.도봉산에서

자운봉이 웃는다
만장봉이 웃는다
선인봉이 웃는다
야~ 호~~~

돌돌돌 흐르는 물소리도
바위틈 비집고 선 소나무도
연둣빛 싣고온 바람도
파아란 하늘의 흰 구름도

할망도 할방도 웃는다
주름진 얼굴이지만,

사람이...사람이...
꽃보다...아름다워









2.진달래

아!
산이
일시에 불끈 일어서는데.

무례한 자에게 혼 줄 안기던
바위들도 침묵을 흔들어
두견화 사연을 보이고,

발그레한 수줍음
뒷춤에 감추고
밟고온 설움 다독이누나

연두깃 너울은 그대의 손길.

슬픈 내 사랑아
바위랑 소나무랑 밤이슬 먹을래.
풀씨 하나로 온 산을 덮어
이 자리에 참꽃으로 필래.

고운 빛으로
존재의 집을 지킬래.









3.봄비오던 날의 독백

우리,
봄비가 추적이던 날
만났었지요.

그대로의 모습들이
그대로의 느낌들이
하늘샘 고였다
봄비로 내리나 봅니다.

생나무 태운 신열도
차거운 눈물에 떨다가
소리없는 한줄기 푸념으로
메마른 대지를 녹인다오.

속내를 감춘 나목 때려
살을 찢어 푸르름
밀/어/내/는/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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