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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지막이듯

[스크랩] 믿음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갈망하며

샘터 표주박 2006. 5. 29. 15:34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가톨릭 입문을 위한 10개월의 교리공부를 무사히 수료하고 지난 4월 9일 세례를 받았다.

내 세례명은 안드레아.

아내는 루치아.


세례는 나나 아내 모두 삼십년 이상을 그런 대로 성실한 개신교 교인으로 지냈으니 진작 받았지만 가톨릭에선 다시 받아야 한단다.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학생과 청년들의 성경 지도자로 오랫동안 봉사했지만 다시금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참신하고도 좋았다.


이제 그 감격스러운 세례를 받은 지 벌써 한 달이 훨씬 지났다.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졌던 미사시간도 잘 적응되어 불편스럽지도 어색하지도 않으니 몸에 밴 모양이며 신령과 진정으로 성찬전례에 함께 함이 나를 무척이나 엄숙하게 하고 있다.


사실 이 나이에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옮긴 것은 개종은 아니더라도 사건적인 행동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런 감행을 하게 된 데에는 아내의 전반적인 지론과 인터넷 블로그를 통하여 독자로서 교우하게 된 선배 자매님(이 마리아 막달레나)의 도움말이 크다.


먼저 아내는 십 수 년 전부터 성당을 다니고 싶다고 종종 말하여 왔다. 뿐만이 아니고 주변에서 가톨릭 비판이 나오면 상당히 적극적으로 반론을 제기하고 비판 그 자체가 가톨릭 무지에서 나온다는 것을 설파하곤 하였다. 물론 그 논리적인 근거는 나와 함께하는 성경공부와 성경 토론 등으로 통하여 내공이 많이 쌓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난해 초, 성당을 나가기 시작하면서 인터넷 내 블로그롤 통하여 가톨릭이냐, 아니면 다니던 교회의 계속이냐로 화두를 던졌을 때 많은 나의 독자 분들은 조언을 해 주셨다. 어떤 이들은 무척 적극적으로 소신을 피력하며 권유하셨는데 앞에 기록한 자매님은 조용히, 아주 조용한 어투로(만나보지는 않았지만) 가톨릭에 대하여 소개하시며 나의 마음을 움직여 주셨고 나중에는 귀중한 책 2권(“억만인의 신앙”, “동서의 피안”)을 보내 주셨다.


이 책들은 초심자에게 쉬운 책은 아니지만 교리 학습 중 나의 가톨릭관을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난 일 년여 동안 이 책 2권과 “교부들의 신앙”, 그리고 아내와 함께 수행한 “가톨릭 통신교리”는 30여년의 개신교 생활을 통하여 얻어진 신앙관과 함께 초대교회를 그려보며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갈 남은 삶을 조명해 볼 수 있는 참으로 소중하고도 좋은 기간이었다.


그렇다. 

이제 믿음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러야 할 때다.


호연지기란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크고 굳건한 마음을 말함이요 사물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마음이며 하늘과 땅 사이에 넘치게 가득한 넓고도 큰 원기를 말한다.

그러니 호연지기란 삶의 수양을 위함이요 인격의 이상적인 철학이니 “자기의 도덕적 정당함에 대한 떳떳함과 굳건한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기상” 이라 하겠다.


그리스도께서 공생애동안 누리신 삶이 호연지기가 넘치는 삶이었는데 바꾸어 보면 이 호연지기속에는 그리스도의 가치관과 철학관에 배여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맹자가 그리스도보다도 근 300여 년 전 사람이지만 말이다.


이제 내 나이 “'천명을 안다”는 지천명을 훨 넘어 섰으니 글자대로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알아야 할 것 아니가 말이다.

하지만 나 같은 범인(凡人)이 이 고결한 진리를 깨우칠 턱이 있는가...


이제 그리스도를 향하는 믿음과 소망을 통하여 그 호연지기의 꿈을 일구어 보고 싶다.

돌이켜 보면 지난날의 믿음은 지극히도 인간적이고 이성적인 욕심의 산물뿐이었음을 통회한다. 이제 그리스도적인 호연지기를 기르기 위해 내 남은 열정을 담아내고 싶다.


파울로 코엘료가 연금술사를 통하여 나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기억한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그러면서 "무언가 부끄러운 일을 행하면, 내 몸의 온 세포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네"도 덤으로 챙겨준다.


궁금하다. 내일 아침 내 모습은... 그리고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내 내면과 향기는 어떨는지...


출처 : 즐겁고 신나고 아름답게...
글쓴이 : 토끼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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