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 있어요! 똑!똑!똑! "빈 방 있습니까?" 북적대는 사람들 틈에서 만삭의 마리아와 요셉은 애타게 문을 두둘이었네 "빈 방 없어요" 성령으로 잉태되신 귀한 분 맨발로 눈 밭을 헤매시었네 빈방이 없는 어둔 베들레헴 똑!똑!똑! "빈 방 있습니까?" "어서 오세요" 가축들이 반기었네 구유를 비워드렸네 말..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2.12.28
우린, 그렇게 늙지 말아요 만 5일째, 물 한 모금 넘기지 못한 탈진 상태. 그 날도 오전근무를 마치고 집 근처 병원에 입원을하기 위해 지하철 가파른 계단을 난간에 의지하며 내려왔다. 얼마간이라도 고통을 덜어 보려는 긴박감에 택시를 탈까? 망서리기도 하였으나 멀미까지 겹치면, 행여 긴 차량행렬에 갇히기라..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2.11.17
그러면, 나도 따라 가야지! 지난 4월 초, 절친한 친구 A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나 오늘 서명했어" -응? 무슨 서명.... "용기가 없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미루어 오던 장기기증 말이야" -잘했어! 장한 결정을 했어! 우리 육신이 쓰임을 다 한 후 땅에 묻어 흙이 되느니 필요한 사람에게 생명을 이어 주..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2.08.05
노란 삽화 하나 담고 집을 나서면 5~6분 거리에 푸른 숲, 우리의 정원이 있다 북쪽 등성이를 오르면 만해 한용운, 죽산 조봉암, 소파 방정환, 의학자 이자 국어 학자인 지석영, 독립운동가 오세창, 호암 문일평, 초대 대법 원장 김병로, 시인 박인환등...독립운동가, 애국선열, 저명 인사등이 잠든 곳. 묘소에는 ..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2.07.16
가자!!! 오르자!!! 정상까지!!! 가자!!! 오르자!!! 정상까지!!! 감격!!! 감격!!! 감격!!! 16강을 넘고 8강도 넘었다. '대~한민국' 을 외치며 열광하는 감동의 순간, 한민족의 붉은 피가 한데 엉키어 어깨춤을 춘다. 움직이는 모든것들이 대한민국 승리를 환호한다. 이게 대한민국에 태어난 행복이구나. 이런게 바로 축복받은 한민족이구나. '..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2.06.24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 "나도 당신 따라가야지" 라는 한마디에 힘을 얻어 다음날 서둘러 오전 10시평일 미사에 우리 가족을 봉헌하고 명동카톨릭 회관을 찾았다.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악의 세력이 비집고 들어와 흔들릴 것 같기에 확실하게 매듭을 짓고 싶었기 때문이다. 담당자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고 안내..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2.06.12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가정을 가진 여자라면 다 그러하듯 아침시간은 늘 바쁘다. 남편과 아들이 출근하자마자 컴퓨터에 전원을 넣고 어제밤 자정이 지나 칼럼에 올린 90호 글을 다시 한번 점검한다. [독자의 한마디]에 올라온 오정순님의 "55세의 증언"을 막 읽으려는데 따르릉....벨이..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2.05.20
언젠가는 바람처럼 항상 말하게 하소서 마치 내가 마지막 말을 하듯이 항상 행동케 하소서 마치 내가 마지막 행동을 하듯이 항상 고통을 받게 해 주소서 당신께 바치는 마지막 고통이듯이 항상 기도케 하소서 마치 이 땅 위에서 당신과 더불어 대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듯이 <<구이빅의 기도문 중에서>> 어느..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2.05.04
荒蕪地 荒蕪地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 4월이면 어김없이 한두번은 되뇌어 보는 T.S. Eliot의 長詩 荒蕪地... 제1부 The Burial o..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2.05.03
아름다운 뒷모습은... 1. 새해, 이른 아침 어둠속에서 떠오르는 붉은 해를 바라보며, 부푼꿈과, 막연한 소망을 기원하고, 어떠한 일이든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활기찼습니다 서로 격려하며 주고 받는 환한 미소, 손에 손을 잡은 환희의 얼굴과 얼굴, 사랑하는 연인들은 연인들 대로, 조금더 높은 희망의 ..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2.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