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겨울밤의 童心 온 세상 가득 하얀 눈으로 뒤덮인 고즈넉한 겨울 밤 하얀 이불을 덮어 본래의 색깔을 감추었네 밤하늘에 매달린 감도 눈 모자를 쓰고 살포시 잠들고 하얀 세상서에도 살아있는 마지막 가을 빛 추 운 가 봐 모두가 잠든 사이 빨간 모자쓴 할아버지 굴뚝을 타고 내려와 착한 아이 양말에 알..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12.16
初 雪 初 雪 첫 눈 내리는 창가에 뽀드득 뽀드득 밟아대던 童眼의 기억은 간곳 없고 흰 서리가 앞장선다 교통대란 걱정 농촌 비닐하우스 걱정 미끄러질 엉덩이 걱정 머리에 내린 서리보다 마음이 앞서는 서리가 더 서글프다 눈가에 비친 하얀 세상의 그림자가 白磁의 자태처럼 高孤하고 순결하..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12.05
사랑의 님이시여! 사랑의 님이시여! 어제밤 꿈에 그 청년이 손을 꼬옥 잡더이다. 당신은 알고 계시지요? 그 청년을. 두세번 몸부림을 쳐야 제몸 하나 간신히 추스리던 그 청년을. 잎새들도 비움을 마친 계절에 땀에 젖은 얇은 면티 하나 걸치고 웃음인지 울음인지 엉킨 얼굴에 구슬땀이 쏟아져도 닦을 수도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12.01
너는 또 하나의 나 어젯밤 꿈속에서 험상궂게 생긴 분장사가 화장끼 없는 너의 맨 얼굴에 짙은 粉을 입히더군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말야 내게는 무대화장이 웬말이냐고 자꾸만 자꾸만 닦아 주더군. 화들짝 놀라 만져 본 얼굴 두터운 화장이 묻어나는 거 같아 자다가 세안을 하였다네. 헛것들이 난무하는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10.07
나비의 辯 덥다! 하기에 한 줌 바람 불러 머리카락 날렸더니 아이고 시원타 불쾌지수 타령에 두 줌 바람 앞세워 길섶 풀잎 깨우니 으매야 살것다 살인 더위라는 입방아에 세 줌 바람 모두어 보내니 망부석 밟고 당산나무 뽑았다고 천하에 심술이라 카네 오염된 대기 밀어내고 나쁜 얼룩 세안했어라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09.07
거꾸로 본 세상에서.. 너와 나 거꾸로 매달려 세상을 노래했었지. 하늘에 발을 담그고 파아란 땅의 노래를 투명한 영혼의 노래를 합창 했었고 빗물이 콧구멍 채워도 매운 아픔을 내색지 않았고 맑은 하늘처럼 환한 얼굴로 내일만을 이야기 했었지. 그리고는 주저없이 땅위를 걷는 사람들 진흙탕만 걱정 했었지..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08.20
5월, 그리고...내안의 江 5월, ........그 虛虛의 江 어제도 동이 텃고 내일도 오늘 처럼 변함없이 돌고 돌고 해 오름은 언제였던가 해 내림은 언제쯤일가 무채색 그림자는 느려진 호흡의 여백에 수묵화를 그린다 点과 点이 만나 曲線으로 마주 본 나날들 만남보다 어긋남에 익숙하여 손가락 걸었던 기억도 襤褸의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05.25
꽃길에서 꽃길에서 보석이 깔린 자리에 설화같은 꽃비가 내린다 그 위에 그림자하나 꽃 향기에 취하여 몽유병자 불러낸 듯 메마른 인심(人心)들이 돌맹이처럼 뒹군다 한들 그대에게로 가는 몽환의 꽃길에 웃는 자갈로 눕고 싶다 허름한 초승달빛이 연두순 가지에 걸려도 내 목멘 아픔들이 허공에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04.25
마알간 햇살 뜰에서 마알간 햇살 뜰에서 하얀 종이 한 장 넘기니 파아란 하늘이 걸린다 그 하늘 못(池)에 산허리도 걸려있고 그 산자락에는 산새들도 둥지를 틀고 그 양지바른 들녘에선 풀꽃도 얼굴을 부비고 내 삶도 이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떠나 보낸 사람도 언젠가는 다시 만나겠고 내일, 웃으며 맞..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03.31
삼월에 내린 눈 산 가슭 아래 넓디 넓은 운동장에 엄마 품속같은 눈이 내린다. 엘리사벳 첫 아들 초등교 입학는 날 고녀석 반기려고 하느님이 겨우내내 아끼시던 떡가루를 뿌려주시누나 운동장에도 나뭇가지에도 하얀 눈꽃송이 웃음걸리고 폴폴 나려앉은 눈밭에 고사리손 호호 반겨주시누나 3월 둘째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