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길목 초겨울 비 1 푸른나래 버리고 노오란 머리 물들인지 엊그제 그 새 우수수 털어버린 외로움 주체할 길 없삽기로 투명한 물방울에 속살까지 씻어주누나 그립다고 했겠다 보고프다 했겠다 사랑이라 했겠다 어차피 우리는 차가운 계절로 향하는 동반자인것을 초겨울 비 2 하얀 겨울로 가는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6.11.29
가을 날 글이 벗이 되어 내게로 왔다 찬바람 휘도는 오솔길 벤취에서 두터운 돋보기 너머로 활자를 가두고 인생 삼막오장 희노애락마저 잊을제 희뿌연 동공에는 한점 가식도 없느니 너는 변함 없는 나의 벗 네가 있기에 정영 외롭지 않다. 가을이 벗이 되어 내게로 왔다 화사한 색조의 황홀한 열..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6.10.19
안개 숲에서 강물이 머리를 풀고 하늘로 오르면 빤하던 숲도 아득한 아름다움에 취한다 소나무의 단아한 기품에 촉촉한 푸르름 스미어 신선도 내려와 웃어 줄 것같은 선계의 신비로움. 불투명과 막막함으로 내륙의 성을 서성일제 머리와 가슴에 화석으로 매장된 곤한 삶의 편린마저도 고운 모자이크..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6.09.22
풀꽃의 노래 엉성한 사립문 경계에서 곱게 늘어선 풀꽃들이 살랑 바람에 고개를 흔들고 소꿉놀이하던 툇마루도 낮은허리 맨드라미도 정겹고 홀로서기 못해도 울밑 호박넝쿨에 매달려 하늘 맑음을 노래하는 나팔꽃. 고요하게 미소짓는 봉선화도 척박한 마음밭에 그리움 싸매어 하얗게 바랜 손톱 물..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6.07.20
장미 한송이 마주보기 멋적어 등뒤에서 살며시 건네는 장미 한송이. 몇 십년 "사랑해" 한마디 목에서만 맴돌고 얼마나 어색했으면 꽃 보다 더 붉어진 그니 얼 굴. 장미 꽃 송이마다에 의미가 다르다고 하지만 달랑 한송이도 이리 힘든걸 섭섭타 어이 하 리. 그 때 그 날, 묵은 정 새로와 투명한 사랑꽃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6.06.06
꽃중의 임금 모란! 이른 어스름녘에 노오란 속살 감추고 햇살 반겨 활짝 웃을제 황금 王冠 드러내는 모란! 香이없다는 입소문이 하도 억울해 혹한에서도 香주머니에 눈물 알갱이 갈무리하는 모란! 삼백예순 날, 원앙금침 베갯머리에서 탐스런 경염(競艶)으로 그대 부귀(富貴) 빌어주는 모란! 어느 날, 천박..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6.05.15
화사한 빛깔로 물들고 싶다 봄은 어디서 올까 저 먼데 수평선 너머에서 쪽빛 바다를 가르고 하얀 돛단배에 실려 올까 얼어 붙었던 갯펄을 깨우고 짙은 실루엣 소나무 등걸도 흔들고 마른 억새 품은 바위도 간지르고 아지랑이로 피어난 아가씨. 모래톱에 비벼대던 속앓이도 정오 갯펄에 벌러덩 누워버린 봄볕과 애무..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6.03.06
봄빛 물꽃 차디찬 혹한을 견디어 낸 나목에 걸린 방울, 봄빛 물꽃. 다시 찾아 올 날들의 따스한 속삭임들. 오늘에 대한 불안과 내일에 대한 불투명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예측 불허의 목걸이에 매달려 눈발로 흩날리다가 뽀오얀 안개비도 되었다가 봄빛 雪花로 봄빛 水花로 앙상한 가지에 피어나..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6.02.14
나의 기도는 전신주에 걸린 무지개빛 하늘을 쳐다 보다가 문득, 당신을 생각합니다 당신과 교신하는 시간은 내 삶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에 시시 때때로 전파를 쏴 올리기도 하고 모르스 부호로 SOS도 청하며 우리의 관계를 확인합니다. 일상의 작은 소망들이 거미줄처럼 엮어진 그물망 위로 새 보다..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6.01.12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지는 해를 바라봅니다. 걸어온 발자국들이 점점이 이어져 석양과 함께 이울어져 버리겠지요. 아쉬운 시선으로 뒤돌아 보지 말자 다짐을 하여도 절대자로 부터 선물로 받은 나날을 헛되이 낭비하지나 않았나 하는 자책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구슬 한 알, 한 알 365일. 진..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