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둠속의 빛처럼.. 저 어둠속의 빛 처럼 보라! 어둠 속에서도 꼬리를 잇는 길고 긴 빛의 행렬을, 가족의 건강과 나라의 안녕을 담으려 신새벽을 굽이 굽이 달린다. 살갗을 파고 들던 검붉은 피멍들이 덩이 덩이 이어져 빛줄기 되었는가. 어두움 속에서도 길은 열리고,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가는 징검다리이..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01.03
지금은 촛불을 켤 때입니다 지금은 촛불을 켤 때입니다 아침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출근길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지고요. 겨울날씨 답지 않다는 이구동성에 동장군 귀가 따가웠나 봅니다. 지금은 촛불을 켤 때입니다. 달빛도 별빛도 꼬리를 내리면 우린, 또 다른 소망으로 여명을 맞아야 하니요 이 소중한 마지막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4.12.20
더 고운 빛깔로.. 스산한 바람이 골목길 돌아 돌아 은행나무 슬어내리면 노오란 눈꽃 송이. 눈꽃 송이. 골패인 어제의 갈피에 우수수 쏟아지고. 쏟아지고. 한줄기 바람에도 낙엽은 옹기종기 모이고. 모이고. 가을비는 행인의 우산위에 노오란 낙수(落穗)는 내 머리 위에 살포시 떨어지고. 떨어지고, 처연한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4.11.11
내 삶의 빈터에서 내 삶의 빈터에서 나를 나 만큼 이해 해 주는 그대를 만나 참으로 행복합니다 너른 가슴으로 푸근한 미소로 내 부족함을 감싸 주시고, 때로는 신비로운 색깔로 설레임을 선물하는 그대. 희망의 무게와 소멸된 꿈의 무게 사이에서 경계를 잃어 허허 할 때 내 손을 살포시 잡아준 그대. 내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4.09.20
구속의 꽃 해가 좋아 해만을 바라보다 해를 닮아버린 sunflower. 고흐가 즐겨 그렸다고, 해바라기로 비문을 쓰라 마지막 말을 남긴 시인도 있다고, 우쭐대는 해바라기. 오롯한 마음 전할 수만 있다면 담장 너머 해바라기가 되어도 좋아. 한 곳만을 바라보는 것은 님향한 구속이 아니다. 까맣게 영글어..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4.08.19
장마ㅅ 비.. 장마ㅅ 비 장독대 뚜껑위에서 장맛을 훔친 빗물도 소리없는 여울을 만들고 한점 미풍에 간지럼 타는 보슬비는 물안개 애무하는 연잎에 소리없이 방울지고 산 위에서 푸른 기품을 뽐내는 소나무 등걸을 후려친 뇌우는 바위에 시퍼런 멍울을 만들고도 외로운 저녁바다가 그립단다. 눈물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4.07.17
종이 비행기 파아란 하늘에 하얀 점 하나 찍고 싶었다 창공을 차고올라 드높게 드넓게 날고 싶었다. 구름샘에 이르러 하얀 구름 솜 흩뿌려 평온한 세상을 繡 놓고 싶었다. 산새 처럼 노래하며 바람소리에 걸터앉아 민들레 홀씨 불러내어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었다 날개를 펴고 꼬리를 세우고 하..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4.07.12
오월의 벗에게.. 오월의 벗에게... 아카시아 향내음 흠뻑 머금은 숲에서 하이얀 꽃잎이 머리카락에 내려 앉아 행복해 합니다. "나도 이순(耳順)이다" 하루 먼저, 하루 후에 머리에 꽃을 드리운이여 귀족 장미가 좋으냐 천한 아카시아 좋으냐 행여나 묻지마소 여왕의 화관이기보다는 벌의 먹이가 되고 싶더..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4.05.19
슬픈 회한 한 장 또 한 장.. 어머님 생전 모습을 그립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기를 쓰고 그리려 해도 칠흑 같기만 합니다. 생전에 기쁘게 해 드린 게 없어 비바람 일던 173일전 마지막 모습만 84성상의 깊은 주름만 아른거립니다 동그란 얼굴에 가느다란 눈동자 후덕하였던 미소까지 그리고 싶은데, 아..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4.05.08
나의 노래는 나의 노래는 언제나 음치 박치 새벽 찬공기 가르는 모순의 소리를 힘없는 힘으로 뱃살 끌어 올려 오늘도 부른다. 메마른 나무에 부활 꽃 피우려 토하듯 뱉어내는 둔탁한 소리. 표백된 하얀 심장 초록 잎새 한자락 그대 안 뜨락에 따사로운 속살로 고운 바람 한줌으로 촉촉히 흐르기를 04/4/..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