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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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는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이해인 이 가을에는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내 욕심으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리없이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맑고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빈 가슴을 소유하게 하소서. 집착과 구속이라는 돌덩이로 우리들 여린 가슴을 짓눌러 별처럼 많은 시간들을 힘들어 하며 고통과 번민 속에 지내지 않도록 빈 가슴을 소유하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풋풋한 그리움 하나 품게 하소서. 우리들 매순간 살아감이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 누군가의 어깨가 절실히 필요할 때 보이지 않는 따스함으로 다가와 어깨를 감싸 안아줄 수 있는 풋풋한 그리움 하나 품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말 없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사랑이라는 말이 범람하지 않아도 서로의 ..

산책로

저희집에서 5~60m 걸으면 양쪽 장미밭 사이 31계단 오르면 이곳부터 중랑천변 산책로 시발점입니다. 바오로는 아직은 31계단을 단숨에 오르긴 하지만 앉을 곳부터 먼저 살피고요. 간간히 운동기구도 있습니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쪽으로 넘어가 보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바오로가 '힘들다' 해서 사진에만 담았습니다. 어제 주일, 대전으로 이사간 교우가 본당 교중 미사 참례한다기에 (저는 전날 토요 특전미사 참례) 교중미사 끝날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성당에 갔습니다. 반가운 얼굴들... !!! 얼굴들...!!! 모처럼 성당 앞마당 성모님상 앞에서 7학년생들이 주먹인사 나누며.... 아이들처럼 펄쩍펄쩍~ 못 본지 석삼년이나 된 듯, 코로나도 잠시 잊은채로 40년지기 할머니들 수다는 끝이 없고... 3시간도 모..

슬리퍼 샀습니다

추석 전날에 예원이와 맺은 약속을 지켰습니다! 하하하 어제 오전 10시, 추석미사 참례 후 살던 동네 골목시장을 윗쪽 부터 쭈욱 흝으니 딱 한군데 문을 연 문구점? 밖에서 보기엔 허접한 곳인데 안으로 들어가니 보기와는 다르게 각종 생활용품이 가득합니다. 이곳에 오래 살았어도 이런데가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미끄럼 방지 어린이 슬리퍼는 만원대. 이사전 집수리하면서 미끄럼 방지 타일로 바닥을 교체했으니 저렴한 일반용으로 택하고, 그 외에도 몇몇가지를 사들고 서둘러 집에오니 점심때입니다. 조금 있으려니까 작은아들 가족이 스치로폼 박스를 들고 우루루 들이닥치네요. "응? 코로나 때문에 오지말랬더니... 또... 왔...어....?" 며늘아기가 "어머니 무거워요~ 받지 마세요~ 저희 인천 다녀왔어요. 이거 가을 ..

난 작은거 좋아해요

예서는 코로나 사태와중에 초등학교 입학했고 예원이와 예정이는 협동 어린이집을 다닙니다. 협동 어린이집은 원아 부모들이 운영하므로 학부모들이 원아들 교육안 짜기, 먹거리 구입, 청소등으로 원아 학부모들이 바쁩니다. 예서는 대안학교에 취학하여 예서 에미가 장거리 등하교 픽업에다 교육 현안회의 등등으로 학교에 갈 일이 많아 주말 외에도 가끔 할미집에 아이들이 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는 어린이 집 교육 상담으로, 어제는 초등학교 현안 회의 참석으로, 저녁때 아이들이 왔습니다. 여늬때와 마찬가지로 할아버지와 함께 저녁을 먹고 TV키즈 채널을 시청하는 중에 "예원이 쉬할래?" 물으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화장실 문 열고 할머니 연두색 슬리퍼를 가즈런히 놓으며 "이거 신고 쉬하자" "할머니. 작은거 사와요. 난 작은거..

코로나 때문에

한 곳에서 40여 년을 살았으니 묵은 세간이 안주인 나이만큼 쌓이고 쌓였다. 암튼, 버리고 또 버리고 엄청 버렸다. 장독대마저도 해체. 맛깔스러운 간장. 된장. 고추장. 손때 묻은 크고 작은 항아리 13개까지 다 나눠주고 장롱도 다이어트. 옷장 2개만 옮겨왔다. 이사 전, 노인 세간에 꼭 필요한 몇몇 물품들을 모바일로 구입했는데 배송이 지연되어 9.12(토)일, 식탁을 끝으로 한 달여간의 이삿짐 정리가 마무리 되었다. 그나마 이삿날 아침부터 쏟아진 폭우에도 세탁 건조기는 당일, 할아버지 침대는 다음 날 배송되어 먹고 입고 자는 데는 지장이 없었으니 역시나... '난 福 받은 사람'이다....ㅎㅎㅎ 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이제 다음주 부터는 줄줄이 가정 행사 대기다. 9.20일, 예원이 ..

이사

돌아보니 근 40여년 살았네. 삶의 가장 낮은 자리로 추락했을 때 우리 가족을 받아준 이 곳!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의 터널에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수없이 절규했었고 수없이 삶을 내려놓고 싶었던 이 곳! 그렇게 그렇게 40여년 살았네! 두 아들 하느님께 맡기니 당신께서 반듯하게 키워 주셨고 지성과 미모와 참한 성품을 갖춘 배필까지 안겨주셨네! 당신께서 자비로이 허락 하셨네! 평생 병약한 바오로를 가만가만 다루시어 당신 아들로 품어 주셨고 이제 만년에 편히쉬라 이르시네. 하느님. 어제나 어디서나 어떤 처지에서나 저희와 함께 계심을 압니다. 그럼에도 비록 거처는 떠나지만 이곳 성당만은 정영 못떠나겠나이다. 아직은...... 2020/08/07 -표주박~

업고 가기

요즘은 코로나 19로 저도 주일(특전미사)만 지키는 신자로 변신했습니다. 예전엔 매일 미사 참례하는 것으로 일과가 시작되었는데 코로나가 저의 신앙생활도 바꿔놓았네요. 바오로야 원래 하느님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는데 마눌의 기도가 갸륵해서 하느님께서 특별히 품어주신 바오로 입니다. 교우중에는 우스갯소리로 마눌 등에 없혀 산다고 하지만 제 보기엔 바오로는 '저 보다 하느님 사랑을 더 많이' 받는 게 분명합니다. 요즘은 비상사태라서 '집에서 쉬시라...' 이 말은 어찌 그리도 잘 따르는지요. ㅎ 실은 미사 대체로 '성서읽기. 묵주기도. 희생. 선행... 등등' 실천해야 할 지침이 많지만 마눌이 바치는 소성무일도에 바오로 마음까지 평화로워진다네요. 마눌 등에 업혀 여기까지 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업고 가야 할....

행복한 사람은 산에 오른다

행복한 사람은 산에 오른다 행복한 사람은 산에 오른다 혼자 고요히 산을 올랐다가 고요히 산을 내려오는 사람. 그들은 그렇게 혼자라 보기 좋다. 나 또한 가끔은 혼자 산에 오른다. 두 사람이 고요히 산을 올랐다가 고요히 산을 내려오는 모습도 보기 좋을 때가 있다. 부부가 낮은 목소리로 서로를 격려하면서 산에 오르는 모습에서도 어떤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건 나무숲길을 걷는 사람의 뒷모습이 언제 봐도 뭉클해서다. - 이병률의《내 옆에 있는 사람》중에서 - * 그렇습니다. 행복한 사람이 산에 오릅니다. 동시에 산에 오르면 행복해집니다. 혼자 오르는 것도 좋습니다. 좋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오르면 더욱 좋습니다. 숲길을 걷는 사람의 앞모습도 아름답지만 뒷모습은 더 아름답습니다. 산에 행복이 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