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떠나고 누가 남는가.. 생이 끝났을 때 죽음이 찾아올 때 가을의 배고픈 곰처럼 죽음이 찾아와 지갑에서 반짝이는 동전들을 꺼내 나를 사고, 그 지갑을 닫을때 나는 호기심과 경이로움에 차서 그 문으로 들어가리라. 그 곳은 어떤 곳일까. 그 어둠의 오두막은. 그리고 주위 모든 것을 형제자매처럼 바라보리라. .. 오늘이 마지막이듯 2005.11.14
후회할 뻔 했습니다. 손폰의 전자 시계는 8시 25분을 가르킨다. 아직 5분의 여유가 있다. 한 숨 돌리면서도 습관대로 가파른 교육관 계단을 급히 올라 레지오 회합실에 들어섰다. 토요일 아침마다 치루는 일과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환한 얼굴로 단장 데레사가 반긴다. 그리고는 뒤쪽으로 걸어 오더니 내 등을 어루만지며 .. 오늘이 마지막이듯 2005.10.24
여기가 무릉도원이라던가? 본당 구역반장 야외 나들이 일정이 잡힌 날, 비가 올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어 부랴부랴 하루를 앞당겨 강원도 무릉계곡에 오르게 되었다. 새벽부터 일행 81일명이 서둘러 관광버스 2대에 나뉘어 탑승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려 동해안 해변도로를 끼고 동해시로 접어 들었고 무릉계곡으로 향하는 ..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5.10.18
음치男 박치女의 노래방 지난 토요일, 시댁 사촌끼리 조촐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일년에 두세번 강남에 위치한 분위기 좋은 반가풍의 안가에서 식사를 겸한 반주로 혈육의 정을 확인하는 평범한 만남인데 요번엔 셋째집 둘째 서방님이 분위기를 바꿔보자며 강남구청 부근 노래방기기까지 갖춘 '황토' 라는 곳에 ..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5.10.12
너는 또 하나의 나 어젯밤 꿈속에서 험상궂게 생긴 분장사가 화장끼 없는 너의 맨 얼굴에 짙은 粉을 입히더군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말야 내게는 무대화장이 웬말이냐고 자꾸만 자꾸만 닦아 주더군. 화들짝 놀라 만져 본 얼굴 두터운 화장이 묻어나는 거 같아 자다가 세안을 하였다네. 헛것들이 난무하는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10.07
어떤 선물 어떤 선물.... 아카시아 꽃이 온 산을 하얗게 덮을 때 산행을 다녀 온 남편이 다 낡아 너덜거리는 낡은 지갑에 검정색 머리 염색약을 덧칠을 합니다. 보다못한 제가 궁상 맞다고, 하나 사라고 했지요. "당신이 이십년전에 사준건데 왜 버려" "이십년? 생일 선물이었나요?" 남편이 사업으로나..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5.09.26
만약에 내게 물으신다면.. 사랑의 님이시여! 세상 사람들은 처마 밑의 풍경이 되고 싶어하나이다 사람들은 한평생 저마다의 소리를 열심히 만들어 가나이다 어떤 사람은 권력의 소리를 어떤 사람은 재물의 소리를, 어떤 사람은 명예의 소리를 어떤 사람은 사랑의 소리를 만들어 가나이다. 참으로 소리의 색깔과 모.. 오늘이 마지막이듯 2005.09.20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 산길따라 구불구불 걷던 길, 손을 뻗어 한웅쿰 퍼 올리던 강물, 길가에서 먼저 아는체를 하는 코스모스, 투명한 하늘 렌즈는 잠자리 날개 무늬까지 담아내네요. 보름달 처럼 화안한 핏줄로 이어진 행렬 몸은 예 있어도 마음은 이미 고향인걸 모두가 햇.. 오늘이 마지막이듯 2005.09.16
나비의 辯 덥다! 하기에 한 줌 바람 불러 머리카락 날렸더니 아이고 시원타 불쾌지수 타령에 두 줌 바람 앞세워 길섶 풀잎 깨우니 으매야 살것다 살인 더위라는 입방아에 세 줌 바람 모두어 보내니 망부석 밟고 당산나무 뽑았다고 천하에 심술이라 카네 오염된 대기 밀어내고 나쁜 얼룩 세안했어라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05.09.07
마음을 치장하는 시간 "10시 고속버스로 출발하면 12시 30분쯤에 면목역에 갈 수 있어. 출구에 있는 은행에서 만나자. 시원한 냉면 한그릇 먹고 싶어..." ---냉면은 오장동에서나 먹을 일이지 여기까지 웬일이래?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그 먼데서 하여간 글력도 좋다니깐--- 지난 겨울이 끝나갈 즈음, .. 표주박의 散文노트 2005.08.28